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마음을 달래줄 소박한 도시가 필요하다면 ‘과산’이 딱 알맞은 곳입니다. 번화가의 북적임도, 인스타 인증숏도 없는 대신, 정겨운 밥상과 푸근한 사람들, 그리고 조용한 자연이 있는 곳입니다.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과산의 음식 명소와 힐링 스폿, 그리고 하루 코스로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가볼 만한 장소들을 총정리해 드릴게요.
과산에서 꼭 맛봐야 할 건강한 향토 음식
과산은 크지 않은 지역이지만, 음식만큼은 절대 작지 않습니다. 향토성과 계절감이 살아있는 밥상은, 한 끼 식사가 아니라 하나의 ‘작은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음식은 시래깃국입니다. 과산은 인근 농촌과 연결된 채소 주산지로, 직접 말린 무청으로 끓여낸 시래깃국이 깊고 구수한 맛을 자랑합니다. 된장을 푼 국물에 시래기를 오래도록 푹 끓이고, 마늘과 들깨를 더해 만든 이 국은, 속을 편안하게 해 주고 오래도록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지역의 소규모 식당이나 40년 전통의 시래깃국집에서는 매일 새벽 직접 국을 끓여 아침 손님을 맞이하죠. 과산의 또 다른 명물은 묵밥입니다. 도토리묵을 큼직하게 썰어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나 김치육수에 담가 낸 묵밥은 여름철 별미지만, 1년 내내 즐기는 지역 간편식입니다. 토핑으로 올라가는 채 썬 오이, 김가루, 고추, 깨소금까지 어우러져 씹는 맛이 뛰어나고, 맵지 않아 노년층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죠. 이 외에도 과산에서는 봄철에는 달래된장찌개, 여름철에는 가지무침 한상, 가을이면 도라지무침과 수수 전, 겨울엔 무청지짐과 동치미 등 계절별 가정식을 식당 메뉴판이 아닌, 마치 엄마 밥상처럼 일상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박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과산의 음식은 웰빙, 힐링, 자연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건강한 밥상입니다.
자연 속에서 힐링 몸과 마음 쉬어가기
‘힐링’을 위해 찾는 여행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연입니다. 과산에는 이름난 명산이나 대형 관광지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자연 명소들이 자리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연산천 둘레길입니다. 총길이 약 5km 내외의 이 길은 천을 따라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산책할 수 있고,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봄엔 개나리와 진달래가 흐드러지고, 여름엔 나무 그늘 아래 시원한 바람이 불며, 가을엔 억새가 길 양옆을 물들이고, 겨울엔 고요한 설경이 여행자의 걸음을 느리게 만듭니다. 둘레길 중간중간에는 벤치와 정자, 작은 돌다리와 데크가 있어 가족 단위는 물론 혼자 걷기 좋은 힐링 공간으로도 손색없습니다. 특히 아침 산책이나 저녁노을 시간대에 방문하면, 자연과 완전히 동화되는 듯한 기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과산 외곽에는 소나무 숲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주말마다 산림욕 프로그램이나 명상 워크숍, 자연 치유 활동이 열리며, 스트레스 해소, 수면 회복, 호흡 치유 등을 목표로 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됩니다. 대부분 무료 또는 저렴한 체험비로 운영되어, 큰 부담 없이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힐링의 핵심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걷고 천천히 바라보는 것에 있다는 말. 과산의 자연은 그 말을 실감하게 합니다.
자연이 공존하는 가볼 만한 명소들
과산의 진짜 매력은, 밥을 먹고 난 뒤 어딘가 들를 수 있는 소소한 명소들이 자연을 조화롭게 이어준다는 데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보고”를 한 도시 안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소개할 곳은 고택 갤러리 ‘산들재’입니다. 120년 된 한옥을 개조한 이 공간은 지역 예술가들의 소규모 전시가 상시 열리며, 마당에 놓인 돌그릇과 나무테이블에서 커피나 차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지역에서 채취한 곶감이나 말린 대추, 수제 차와 전통 디저트를 함께 판매하기도 해, 먹거리 여행의 연장선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시장은 작지만 정감 있는 로컬 시장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5일장에는 지역 농산물과 수제 먹거리, 반찬, 전통 장류 등이 한가득 쏟아집니다. 시장 안에는 오래된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김밥과 잔치국수, 노포 찐빵집, 옛날 꽈배기 가게 등도 줄지어 있어, 점심이나 간식으로 딱 좋습니다. 최근에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북카페 겸 로컬문화공간 ‘과산서당’도 인기입니다. 책과 차, 작은 음악 공연, 소규모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지역 생산자들이 만든 음료와 디저트, 수공예품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카페 한편에선 간단한 식사류도 제공되어, 하루 종일 머물며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이 외에도 과산사랑길, 용추정 폭포, 작은 야생화 정원, 텃밭 체험 농장 등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작고 의미 있는 공간들이 많아, 단순한 음식여행에서 지속 가능한 지역 체험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